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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바로결제 수수료 0%'…매출 30% 포기한 이유는?

바로결제 수수료 폐지·외부결제 수수료 0.5%p 내려…물류서비스 확충 신사업 기회
카카오 서비스 의식?…경쟁사도 인하여부 눈치

(서울=뉴스1) 김효진 기자 | 2015-07-29 06:40 송고
배달 어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형제들의 김봉진 대표© News1
배달 어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형제들의 김봉진 대표© News1

배달 어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형제들이 바로결제를 통해 받는 수수료를 아예 포기하기로 했다. 그동안 배달 앱들은 영세 배달업체를 상대로 과도한 주문 중개 수수료를 받아 '갑질 논란'을 일으켰다.

    

배달의민족은 이 같은 우려를 해소함과 동시에 물류사업 등에서 새로운 기회를 엿보고 있다. 다음카카오가 배달 서비스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배달의민족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바로결제 '수수료 0%' 선언…업계 최초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이사는 28일 서울 삼성동 파르나스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지난 1년 간의 고민 끝에 바로결제 수수료를 0%까지 낮추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수수료를 받지 않으면 매출에 당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사업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장 매출 상승보다 고객 수를 늘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바로결제란 배달의민족 앱에서 별도의 프로그램을 내려받지 않아도 즉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지난해 5월 평균 바로결제 수수료는 9.5%에 달했지만 지난달에는 6.47%까지 낮췄다. 앞으로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든 비용과 운영비, 인건비 등을 모두 배달의민족이 부담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쉽지 않은 새로운 도전임을 연겨푸 강조했다.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29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중 50% 이상이 광고, 나머지 30%가 바로결제에서 나왔다. 바로결제 수수료를 0%로 책정한 것은 매출의 30% 가량을 포기하겠다는 의미다.

    

배달의민족은 또한 카드결제, 핸드폰 소액결제, 문화상품권, OK캐시백 포인트 등과 연동되며 발생하는 외부결제 수수료도 기존 3.5%에서 3.0%로 인하하기로 했다.

    

◇ 물류까지 넘보는 배달의민족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위치한 '배민라이더스' 센터 앞 오토바이 © News1

배달의민족이 과감한 결정을 한 것은 신사업의 성장세를 믿기 때문이다. 배달의민족은 자체 배달인력을 갖춘 '배민라이더스', 신선식품 새벽 배달 서비스인 '배민 FRESH'를 선보였다.

    

배민라이더스는 이달 처음으로 시작한 배달 서비스다. 배달이 안 되던 유명 맛집의 음식 배달을 중개하면서 틈새시장을 노렸다. 자체 배달인력을 갖추고 매달 고정 250만원의 월급도 준다. 소비자들은 전화할 필요 없이 배달의민족 앱에서 주문할 수 있다.

    

배민 FRESH는 28대의 냉장 트럭을 통해 반찬, 주스, 샐러드, 빵 등 식품을 신선하게 배달한다. 배민라이더스는 2011년 10월 '덤앤더머스'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올해 5월 배달의민족 자회사로 합류했다. 매출은 지난해 25억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70억~10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연 평균 매출 성장률이 200~300%에 달한다.

    

배달의민족은 배달 중개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배달 인력, 냉동탑차를 직접 보유하기 시작했다. 인수한 '덤앤더머스'에는 물류 자회사인 '덤앤더머스물류'도 속해 있다. e커머스 기업 '쿠팡'이 대규모 물류센터를 갖추고 배송 차량과 배송 전담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행보다. 배달의민족은 물류 사업을 하기 위해 화물운송허가, 법인용달허가도 이미 받았다.

김 대표는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에게 어떻게 상품을 연결해 줄 것이냐 하는 문제, 즉 물류가 핵심이 될 수 밖에 없다"며 "배달의민족은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라는 비전으로 푸드테크 내 영역을 계속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배달의민족, 카카오 서비스 의식했나

    

업계에서는 배달의민족이 다음카카오를 의식한 행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퀵서비스, 꽃 배달, 용역회사, 음식 배달 등 골목 상권과 연계된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이용하는 고객이 4000만명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와 연계된 서비스 영향력은 클 것으로 전망된다. 배달의민족의 경우 누적 다운로드수는 1800만건, 월 평균 순방문자수는 300만명에 그치고 있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다음카카오와는 다른 비전을 만들고 사업도 겹치지 않을 것"이라며 "광고와 관련해서는 푸시를 통해 쿠폰을 제공하거나 재주문 CRM(고객관계관리)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다양한 상품으로 가맹 업주들의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배달의민족 경쟁사인 요기요와 배달통의 발걸음도 분주해졌다. 현재 요기요는 100% 수수료 매출을 일으키고 있으며 배달통은 2.5%의 결제 수수료를 받고 있다.

    

요기요 관계자는 "광고비에 의존하는 배달의민족과 달리 요기요는 광고비를 아예 받지 않아 매출 100%가 수수료에서 나온다"라면서도 "외부결제 수수료의 경우 PG사와 협상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인하를) 검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jin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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